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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동안 제가 우리 직원들을 괴롭혔습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절대 넘어가면 안 된다, 대한민국 서울 하늘 아래에서 이런 일은 있어선 안 됩니다.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마련한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24일) 서울시청 기자회견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한 말입니다. 서울시는 아파트 경비원을 대상으로 한 종합대책은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시장은 직원들을 왜 ‘괴롭혔다’고 말했을까요? 그리고 ‘이만큼이라도’라는 표현에 담긴 아쉬움은 무엇일까요?

[연관기사] 서울, 경비원 보호 종합 대책 발표…고용승계 시 보조금 (2020.06.24. ‘KBS 뉴스7’)


■ “너무 약하다”…출고 20분 전 연기된 엠바고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경비원 인권보호 내용을 담은 ‘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을 추진해 왔습니다. 지난달 입주민 갑질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희석 경비원 사건이 나기 전부터 이미 준비를 해왔던 셈입니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들의 제도 개선 요구는 더 커졌고, 서울시 입장에선 관심이 쏠린 만큼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놔야 했습니다.

사실 서울시는 보름 전, 경비원 전담 신고센터 운영 및 계약서로 정한 업무 범위 외의 부당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규정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세우고 보도자료도 냈었습니다.

보통 서울시 보도자료는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유예)가 걸려있는데, 경비원 대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엠바고 해제 20여 분 전에 서울시에서 엠바고가 변경됐다고 급하게 알렸습니다. 밀린 엠바고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채였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사 출고 직전에 엠바고가 바뀌는 일은 1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경우”라고 전했습니다.

이런 이례적인 배경에는 박 시장이 있었다는 게 주변 이야기입니다. 즉, 저 정도의 내용으로는 경비원을 보호할 수도 없고, 언론에 발표하기도 민망한 소위 “너무 약한” 대책이었다는 것입니다.


■ 경비원은 ‘고다자’…3명 중 1명은 1년 미만의 단기계약

애초보다 보름이 밀려 다시 나온 경비원 종합대책에는 일단 핵심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경비원 3명 중 1명은 1년 미만의 단기계약인 소위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전국아파트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지난해)돼 일합니다. 퇴직금 때문이든 혹은 ‘길들이기’ 위한 것이든 여러 이유 때문인데, 경비원들은 스스로를 ‘고다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쉽다는 의미입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고다자’라는 사실을 경비원이 알고, 특히 입주민도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 갑질이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불안한 고용구조가 누군가에게는 하소연조차 못 하는 상황을 만들어 내지만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권력을 주는 것입니다. 고(故) 최희석 경비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갑질’의 근본 원인은 불안한 고용구조…핵심은 담았지만….

서울시 종합대책의 첫 번째도 고용불안 해소였습니다. 만약 아파트 관리규약에 고용승계·유지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독소조항이 없는 모범단지를 선정해 공용시설 보수비, 휴게시설 개선비, 공동체 활성화 사업비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경비원 노동환경 개선과 인권존중에 앞장선 단지를 매년 20개씩 ‘배려·상생 공동주택 우수단지’로 인증해 단지 내 공용시설물의 유지 관리비를 일부 지원할 때 가산점을 부여합니다.

일종의 인센티브제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법을 만드는 기관이 아닌 데다 자치 행정기관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다 동원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입니다. 박 시장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지만, 서울시는 조례로 시민의 권리와 의무를 정하는 규정은 할 수가 없다. 지금 지방자치의 한계”라고 말했습니다.

즉, 강제규정이 아니라 아파트에 대한 간접 지원을 통해 경비원 고용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너무 약했던” 대책 때는 없던 내용으로 박 시장이 시청 직원들을 괴롭힌(?) 결과물이자 동시에 아쉬움도 담긴 셈입니다.


■ 경비원 행복해질까?…”현장에 먹힐지는 두고 봐야”

그래서 궁금한 건 서울시의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 경비원들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지입니다.

어제(24일) 기자회견 자리에 섰던 정의헌 전국아파트 경비노동자 공동사업단 대표는 “서울시가 제한적이나마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본다.”라면서도 “다만 인센티브 방식이라 현장에서 얼마만큼 먹힐지는 두고 봐야 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3개월, 1개월 단위의 계약을 노동법에서 못 하도록 규정하는 게 필요하고, 실질적 사용자인 주민들이 어떤 의식을 가졌는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제 대책이 나온 만큼, 현장에서 얼마나 반영되고 어떤 반응이 올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18만, 서울 2만 4천 명의 아파트 경비원들은 ‘고다자’의 불안에 떨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최희석 경비원을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한 이도 입주민이었고, 분향소를 차리고 노제를 치러준 이도 입주민들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을 ‘고다자’의 불안에 떨게 하는 것도, 혹은 힘든 업무에도 보람을 느끼며 웃으며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입주민들의 몫이 될 수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여주=뉴시스] 이병희 기자 =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화재참사 유족들이 23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에 책임이 있는 공사관계자들에 대한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06.23. heee9405@naver.com
[여주=뉴시스] 이병희 기자 =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화재참사 유족들이 23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에 책임이 있는 공사관계자들에 대한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0.06.23. heee9405@naver.com


[여주=뉴시스] 이병희 기자 =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화재참사와 관련된 공사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여부가 23일 오후 결정된다.

수원지법 여주지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 이천 화재참사 관련 공사 발주처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등 9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갔다.

공사 관계자들은 실질심사 1시간 전인 오후 1시30분께부터 순차적으로 법정에 도착했다. 이들은 “책임을 인정하냐”, “피해자 유족에게 할 말은 없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천 화재참사 피해자 유족 2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40분부터 수원지법 여주지원 앞에서 ‘이천 화재참사 책임자 구속영장 발부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금도 한익스프레스는 민형사상 책임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며 도의적차원에서 ‘회복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유족과 합의를 유도하고 있다”며 “합의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하는 모습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명하신 판사님께 부탁드린다. 사람의 목숨보다 본인들의 이윤추구를 우선시 한 한익스프레스, 화재발생의 원인과 대형 인명피해의 책임자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발주처·관계자를 반드시 구속시켜 수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다른 유족은 “이천 화재참사가 발생한 지 55일이 됐다. 다시는 산재로 인한 근로자 사망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수도 없이 들었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제도가 미비해 유족이 울고, 책임자가 가볍기 넘기는 이 사태가 통탄스럽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위험의 외주화가 불러온 죽음을 낱낱이 밝혀달라.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여전히 책임이 없다는 그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화재 발생의 원인과 인명피해에 책임이 있는 공사관계자 24명(발주자 5명, 시공사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과실치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 가운데 발주처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1명, 시공사 건우 관계자 3명, 감리단 2명, 협력업체 3명 등 9명에 대해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당초 영장실질심사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날인 1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일부 피의자가 기일 연기를 신청해 이날로 연기됐다.

한편,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는 지난 4월29일 오후 1시30분께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5시간 만인 오후 6시42분께 불을 껐다. 이 불로 현장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e9405@naver.com

유족 “책임자 구속해 한 점 의혹 남지 않게 수사해달라”

(여주=연합뉴스) 강영훈 권준우 기자 = 지난 4월 38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사고 책임자 9명이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사고 유족들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사고 유족들 [연합뉴스 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지법 여주지원 김승곤 영장전담판사는 23일 오후 발주처인 한익스프레스 관계자 A 씨를 비롯한 9명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된 이들은 한익스프레스 임직원 5명과 시공사인 건우 임직원 9명, 감리단 6명, 협력업체 4명 등 24명이다.

검찰은 이 중 A 씨 외에 시공사 3명, 감리단 2명, 협력업체 3명에 대해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수원지법 여주지원 앞에서는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화재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유족들은 “(화재 책임자들은) 공기 단축을 위해 평소보다 두 배 많은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것도 모자라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있어 병행이 불가한 작업을 지시하고 방관했다”며 “책임자들에 대한 구속 수사로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했다.

A씨 등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4월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은 용접 불티가 창고 벽면에 설치된 우레탄폼에 붙어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kyh@yna.co.kr

산안법 위반 혐의..화재 경보 장치 등 안전 조치 안 해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를 낸 시공사의 현장 소장과 협력업체 대표가 24일 구속됐다.

고용노동부 성남고용노동지청은 이날 이천 물류창고 시공사인 ‘건우’의 현장 소장인 A 씨와 협력업체 대표 B 씨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 씨와 B 씨는 산안법에 규정된 안전 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대형 인명 피해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화재 사고 현장은 여러 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인데도 화재 경보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화재 감시자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불이 난 지하 2층 비상구도 폐쇄돼 있어 다수의 노동자가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장영조 성남지청장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안전 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책임에 대해 엄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현장 책임자의 안전 조치 의무 위반뿐 아니라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등 화재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에서는 지난 4월 29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안전 조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하 2층의 용접 작업으로 발생한 불티가 가연성 소재인 우레탄폼에 튀어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ljglory@yna.co.kr

안전대진단 일환 강남구청역 현장점검
올해 4만8천곳 대상..코로나19에 축소

[대전=뉴시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4월 19일 국가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대전 서구의 건양대병원 증축공사 건설현장을 방문해 안전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대전=뉴시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4월 19일 국가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대전 서구의 건양대병원 증축공사 건설현장을 방문해 안전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22일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위험·취약시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안전점검이 이뤄져 우리 사회의 안전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파워볼

진 장관은 이날 오전 분당선 강남구청역을 방문해 지하철 역사 안전관리 현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보고받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현장점검은 안전대진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사고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어 선제적인 안전 점검이 필요한 곳 중 하나다. 지난 2003년 2월18일 대구 지하철 사고로 사망자 193명, 실종자 21명, 부상자1 51명이 발생했다. 1993년 3월28일에는 부산 구포역 열차 전복사고로 78명이 사망·196명이 부상의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분당선 강남구청역은 연면적 1만3334㎡ 지하 5층 규모다. 하루 수송인원은 1만9000명에 이른다.

진 장관은 지하철 역사 내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와 전기설비의 이상 유무를 확인했다. 마스크 착용 계도 활동과 소독·방역 상황도 살펴봤다. 또 관계기관의 안전관리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안전대진단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진 장관은 “안전대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물 보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전대진단은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재난을 미리 막자는 취지에서 2015년 도입됐다. 통상 2~4월 중 한 해 안전대진단을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연기됐다가 최근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와 같은 대형 참사가 잇따르자 점검 기간·대상과 참여기관 수를 대폭 줄여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예년(60~70일)의 절반 수준인 31일간이다. 대상은 안전대진단 시행 이래 가장 적은 4만8097곳이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코로나19 방역·대응 업무에 직접 관여하는 부처는 제외하고 방역의 최일선에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인력도 최소화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 통합, 반나절 16개 상임위 예비심사 반발
– “독주하면서 국회 문 연 목적 드러났다”
– “방역예산 전체 추경의 2% 불과” 주장도
– 與 “기자회견 놀랍다, 부족함 없이 담아”

정세균 국무총리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2020년도 제3회 추경 예산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3차 추가경정예산안이 30일 부실심사 우려 속에 약 반나절 만에 국회 16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당초 35조 3000억 규모의 추경안은 상임위 예비심사 단계에서 3.1조원이 순증액됐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이 자신들이 불참한 상황에서 속전속결 단독으로 3.1조 순증액을 결정한 것과 관련 “국회가 청와대 현금인출기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구성을 의결한 8인 정수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추경조정소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與, 통합당 불참 속 추경 심사 속도전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보위를 제외한 17개 상임위 구성을 단독으로 일단락 지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16개 상임위의 추경 예비심사를 마무리했다.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 긴급경영안정자금 융자 1조원, 지역신용보증지원 5800억원, 소상공인 융자지원 5000억원 등 2조 3101억원을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교육위는 대학혁신지원 1985억원, 전문대학혁신지원 733억원 등 3881억원을 늘렸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수산업자에 대한 신규보증 지원 예산 등 3163억원을 증액했다. 대부분의 상임위에서는 불과 1∼2시간 만에 심사가 마무리됐다.

통합당은 이런 추경 예비심사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 속내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었단 얘기다.

통합당 원내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화 이후에 전통과 원칙을 무너트리고 독주까지 하면서 국회 문을 연 목적이 다 드러났다”며 “국민 혈세인 예산을 하룻밤 만에 처리하는 국회는 청와대 출장소이자 청와대 현금인출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방역예산 2% 놓고 진실 공방

다만 3.1조 순증액은 상임위 예비심사 단계에서 결정된 액수인 만큼 실제로 예결위 심사에서 감액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국회는 예산심사 과정에서 감액과 증액을 거쳐 원안보다 순감액하는 게 관례다.

앞서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3차 추경에 정작 방역 예산은 미비하다는 분석 자료를 내놨다.

그는 “기업들은 존폐위기에 내몰려 하루하루 생존 여부를 걱정하고 있음에도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리로 얼룩져 있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못을 박기 위해 1.4조원을 반영한 몰염치 추경”이라며 “금번 추경 중 코로나 방역시스템 예산은 전체 추경의 2%인 6953억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계왜곡을 위해 억지로 일거리를 만들어낸 사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며 “단기 사업인 행정안전부의 공공데이터 청년 인턴십 722억원(3430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 기계학습 데이터 348억원(2000명), 농촌진흥청의 농업데이터조사(500명) 55억원 등 26개 사업 6025억원은 전액 삭감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은 이런 통합당의 분석은 사실관계 호도라면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이날 예결위 종합정책질의를 통해 “이종배 정책위의장 기자회견을 보면서 가장 깜짝 놀란 게 방역 예산이 2%에 불과한 주객변동이라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방역 예산을 부족함 없이 담았다”고 강조했다.

무관중 경기 두 달째, 재정 절벽에 내몰린 KBO리그 10개 구단문체부 ‘제한적 관중 입장 허용’ 발표…재정 위기에서 숨통 트였다입장 허용 시기, 규모는 1일 중 결정…“주말 3연전부터 관중 입장도 가능”KBO 3차 매뉴얼 배포 “응원가 금지, 주류 금지 등 안전 관람에 초점” 

무관중 경기에 외로운 마스코트(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제는 OK 사인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방 A구단 마케팅 팀장은 ‘언제든 관중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 당장 이번 주라도 가능하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6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야구·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 허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KBO와 10개 구단도 올해 첫 손님맞이 준비를 시작했다. 구단들 “OK만 떨어지면 이틀 뒤 바로 관중 입장도 가능”

무관중 경기가 펼쳐지는 야구장(사진=엠스플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개막한 2020시즌. 두 달 가까이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구단들의 재정난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1경기당 구단이 입는 손해액은 최소 1억 원에서 4억 원. 팀당 50경기 가까이 치른 현재는 50억 원에서 200억 원의 거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야구단을 운영하는 모기업 사정이 어려워진 구단도 많다. 예전처럼 모기업에 손을 벌린다고 무조건 돈을 주는 분위기도 아니다. 취재 중 만난 야구 관계자는 “7월이 마지노선이다. 만약 관중 입장이 7월 이후로 밀린다면, 선수단 월급을 제때 못 주는 구단도 나올 수 있다”고 야구계가 느끼는 위기감을 전했다.  다행히 7월부터 단계별 관중 입장이 가능해지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정부에서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도 액수는 크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가계와 지역 경제 위기 극복에 큰 힘이 됐다 “전체 적자규모에 비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일지 몰라도, 관중 입장 수익이 조금이라도 들어온다면 구단으로선 숨통이 트일 것이라 했다. 관중 입장 허용 방침은 정했지만 관중 허용 규모와 경기 일시 등 세부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KBO 관계자는 6월 30일 통화에서 “관중 입장 허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으 소관이다. 내일(7월 1일)까지 문체부와 협의해 관중 입장 규모와 개시일을 정할 예정”이라 했다.  KBO 관계자는 “허가만 나면 바로 이번 주말 3연전부터 관중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그 정도 준비는 돼 있다”고 자신했다. 지방구단 마케팅 팀장도 “이미 5월 개막 때부터 유관중 경기에 대비한 준비를 해 왔다. 바로 다음 날부터 관중을 받긴 어렵겠지만, 이틀 뒤인 3일부터는 충분히 가능하다. 식음료 매장과 굿즈 매장도 함께 연다”고 했다. KBO, 안전 관람 지침 추가한 매뉴얼 배포 “관중 받을 준비 끝났다”

야구를 경기장에서 보고 싶은 팬들의 간절한 마음(사진=엠스플뉴스)
 KBO는 관중 입장에 대비해 안전 관람을 위한 세부지침을 추가한 코로나19 대응 3차 통합 매뉴얼도 만들었다. 30일 배포한 매뉴얼에서 KBO는 경기장 입장부터 응원, 식음료 취식 과정까지 관중들의 안전한 경기 관람과 감염 예방에 초점을 맞췄다.  매뉴얼에 따르면 관람객 정보 확인을 위해 모든 티켓은 온라인 예매 및 카드 결제만 허용된다. 구장 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모든 관람객이 1칸 이상 간격을 두고 앉게 했다.  ‘치맥’은 당분간 금지. 관람석에선 주류를 제외한 물과 음료만 허용된다. 응원도 비말 분출 가능성이 있는 구호, 응원가, 신체접촉 응원은 금지된다. 역학과 보건 전문가인 황승식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스포츠 경기 특성상 관중들의 돌발적인 행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조언했다.  KBO 관계자는 “KBO리그에선 지난 두 달간 선수는 물론 관계자 중에도 단 한 명의 확진자 없이 안전하게 시즌을 진행했다. 야구계 모든 구성원이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키고 협조한 덕분”이라며 “이제는 관중들의 안전을 지키면서 시즌을 치를 준비가 됐다. 방역 당국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도권 구단 마케팅 관계자는 “물론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존폐 위기에 몰린 구단 입장에선 어느 정도 현실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하루빨리 관중들을 야구장에서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더블헤더 2차전이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6.25/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한현희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6.07/[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영하 VS 한현희.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는 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시즌 2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전날 열린 두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키움이 11대2로 완승을 거뒀다. 키움은 선발 이승호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장단 14안타를 터뜨린 타선을 앞세워 두산을 꺾을 수 있었다. 3연승을 내달린 2위 키움은 이제 1위 NC와 2경기 차에 불과하다. 지금의 상승세를 유지하면, 선두 등극까지 넘볼 수 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두산은 1위 NC와 4.5경기 차, 2위 키움과 2.5경기 차로 멀어졌다. 그사이 LG가 다시 공동 3위로 쫓아와 순위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키움은 한현희가 2차전 선발로 등판한다. 올 시즌 첫 두산전 등판이다. 한현희는 지난달 13일 NC전에서 시즌 3승을 챙긴 후 2경기 연속 ‘노 디시전’을 기록했다. 6월 19일 SK전에서는 7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호투를 펼쳤음에도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가장 최근 등판인 6월 25일 LG전에서는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두산전에 총 5번 등판해 1승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올렸다.

키움은 이날 경기에 앞서 김하성이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이 호재다. 지난달 27일 KIA전에서 타격 도중 발목 부상을 입어 부상자 명단에 등록된 김하성은 다행히 상태가 빠르게 호전돼 7월 1일부터는 1군에 등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손 혁 감독은 30일 두산전을 앞두고 “오늘도 수비 훈련을 할 정도로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1일 경기는 괜찮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반면 두산은 개인 4연패로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영하가 출격한다. 이영하는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거둔 후 승리 없이 4패만 기록 중이다. 또 최근 3경기에서 각각 7실점 2번, 4실점 1번을 할 정도로 실점율이 높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9경기 평균자책점이 6.29에 달한다. 지난해 이영하는 키움전에서 4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좋은 편이 아니었고, 특히 고척돔에서는 2경기 평균자책점이 11.25로 치솟았다.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이다. 6월 월간 승률 1위로 최고의 상승세를 탄 키움은 최근 상하위 가릴 것 없이 타자들의 컨디션이 무척 좋은 편이다. 더군다나 두산은 박건우, 박세혁, 오재원 등 주요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출장 여부도 추가 점검을 해야 확인할 수 있는 상황. 이영하가 키움 타선의 공세를 뚫고 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 혹은 한현희가 든든한 야수들의 도움을 등에 엎고 연승을 이어갈지. 흥미진진한 매치업이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롯데 장원삼.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과연 장원삼(롯데 자이언츠)이 명예 회복에 성공할까.

장원삼이 1일 창원NC파크에서 펼쳐지는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한다. 30일 노경은의 대체 선발로 김대우를 앞세워 불펜 투수 11명을 투입한 끝에 연장 11회 승리를 가져간 롯데는 이닝 수 관리를 위해 휴식을 부여한 서준원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르는 장원삼을 발판으로 3연승에 도전한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은 눈물이었다. 장원삼은 5월 12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동안 10안타 1볼넷 5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뒤 1군 말소됐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 선발진의 빈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지만,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다.

장원삼은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였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뒤 지난해 LG 트윈스 시절까지 통산 121승을 거뒀다. 특히 2011~2014년 삼성 라이온즈의 4연패 당시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왕조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그러나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해인 2018년 5월 23일 대구 롯데전(5이닝 4실점)이 그가 기록한 마지막 선발 승리 기록이다.

30일 NC전 승리를 거둔 롯데의 후유증은 만만치 않다. 김대우부터 강동호까지 11명의 투수를 쏟아부었다. 7명이 투수가 두 자릿수 투구 수를 기록했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도 2이닝을 소화하는 등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장원삼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불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NC는 비록 롯데에 덜미를 잡혔지만, 막강한 타선의 힘을 다시금 입증했다. 연장 패배를 당한 이튿날 갖는 승부라는 점에서 타자들의 집중력과 의지는 한층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산전에서 난타를 당한 끝에 패전의 멍에를 안았던 장원삼에겐 더할 나위 없는 명예 회복의 기회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더블헤더 1차전이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박종훈이 1회초 김재환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6.25/[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나치게 잘 하려는 마음. 부담감의 다른 표현이다.

SK ‘잠수함’ 박종훈이 위력적 투구에도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너무 완벽하게 던지려는 마음에 발목이 잡혔다.

탈삼진 8개나 잡을 정도로 구위가 좋았지만 연패 중이라 지나치게 신중했다. 초반 투구수가 많아 채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박종훈은 3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 4⅔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2사구로 2실점했다. 탈삼진을 8개나 잡을 만큼 커브의 날카로움이 대단했다. 특히 박종훈을 경험하지 못한 삼성의 젊은 타자들은 타이밍 맞히는 데 큰 어려움을 겪으며 자기 스윙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위력투에도 불구, 박종훈은 스스로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나치게 완벽하게 던지려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졌다. 이는 곧 조기강판으로 이어졌다.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더블헤더 1차전이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박종훈이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6.25/부담감을 가진 이유는 크게 세가지.

첫째, 자신의 최근 부진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종훈은 12일 KIA전을 시작으로 3연패 중이었다. 3연패 기간 동안 6이닝 4실점→5이닝 5실점→3이닝 9실점으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삼성전은 반등의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할 경기였다.

둘째, 팀 타선의 슬럼프였다. SK타선은 지난 27,28일 LG전 2경기 연속 영봉패를 했다. 이날도 7회 2사 후 최준우의 데뷔 첫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24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 중이었다. 적은 실점도 연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마음의 짐이 됐다.

셋째, 삼성의 뛰는 야구에 대한 부담감이었다. 삼성에는 빠른 선수가 많다. 대부분 야수들이 주루플레이에 적극적이다. 팀 도루 45개로 2위 LG(34도루)에 크게 앞선 압도적 1위다. 반면, 잠수함 박종훈은 퀵 모션에 한계가 있다. 올 시즌도 21차례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 저지는 단 2차례 뿐이었다. 빠른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려다 보니 투구수가 늘었다. 빠른 주자가 나가면 도루 저지를 의식해 볼이 더 많아졌다.

박종훈은 3회말 1사 후 구자욱을 사구로 출루시킨 뒤 얼굴을 찡그리며 크게 아쉬워 했다.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덕아웃에서도 자책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박종훈의 공은 분명 이전 3경기에 비해 위력적이었다. 커브라는 위닝샷도 확실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반등의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마음의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1세 좌완 영건 이승호가 두산의 화력을 잠재웠다. 고척=정재근 기자[고척=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1승의 이승호가 5연승 유희관을 압도했다.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두산의 시즌 1차전. 5승 1패의 유희관과 1승 2패의 이승호가 좌완선발 맞대결을 펼쳤다.파워사다리

2위 키움과 3위 두산은 1.5게임차. 유희관은 1패 후 5연승을 달리고 있었고 이승호는 6월의 눈부신 호투에도 25일 LG전 1승이 전부였다.

결과는 이승호의 완승. 이승호는 1회 아쉬운 수비 실수로 1점을 내 준 후 6이닝 동안 추가점수를 내주지 않으며 쾌투를 펼쳤다. 1개의 볼넷도 없이 6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책임졌다. 투구수는 87개.

반면 유희관은 불운했다. 2회 이지영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허용했지만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유희관의 아쉬운 장면은 5회 나왔다.

자친 흔들릴 법한 이승호를 큰 형 박병호가 섬세하게(?) 다독였다. 1회초 2사 3루 두산 김재환의 내야안타 때 1루 베이스커버가 늦어 1실점한 이승호를 박병호가 위로하고 있다.2-1로 팽팽하던 5회 1사 1루. 서건창의 타구가 유희관의 엉덩이를 맞고 1루쪽으로 흘렀다. 유희관이 흐트러진 중심을 애써 잡으며 1루로 토스했지만 공은 오재일의 키를 훌쩍 넘겨버렸다.FX렌트

1루주자 박준태는 홈까지 무정차, 서건창도 2루로 직행했다. 이어진 김혜성의 안타와 이정후의 희생플라이로 서건창까지 홈인. 키움은 4-1로 달아났다. 유희관은 5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넘어지려는 몸을 버티며 1루로 토스했지만 결과는 나빴다.

그라운드에 주저 않은 유희관이 타구에 맞은 엉덩이를 문지르고 있다. 아쉬웠던 5회.반면 이승호는 6회 1사 오재일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의 위기를 맞았지만 김재환과 최주환을 연속 삼진으로 잡으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 투구수는 단 87개. 볼넷은 1개도 없었다.

두산이 6회부터 가동한 불펜은 키움 방망이에 불을 붙였다. 6회 1점을 보탠 키움은 7회 박동원의 싹쓸이 3타점 2루타 등으로 6점을 추가해 11-1로 훅 달아났다.

유독 승운이 없었던 이승호를 키움의 두 안방마님도 ‘공수양면’으로 도왔다. 이승호의 호투를 이끈 선발포수 이지영이 2안타 4타점을 선물하자 ‘질투의 화신’ 박동원도 이에 질 새라 2안타 3타점으로 맞대응했다. 손혁 감독이 바랬던 ‘우주의 기운’이 두 안방마님에게서 샘 솟았다.

‘이승호는 내가 챙긴다!’ 2안타 4타점의 맹타를 기록한 이지영

박동원도 참을 수 없지 않은가?. 7회말 1사 만루 키움 박동원이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9회 오재일의 솔로포로 최종 점수는 11-2. 2위 키움과 3위 두산의 승차는 2.5게임으로 벌어졌다.

경기 후 손혁 감독과 나이트 코치가 이승호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브리검이 없는 마운드를 지켜준 이승호가 고마웠지만, 연이은 호투에도 승운이 없었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장면이었다.

손혁 감독의 진심어린 축하악수에 고개 숙이는 이승호.

‘승호야 네가 최고다!’ 투수조 고참 문성현의 아낌없는 축하.

‘모두 코치님 덕분입니다!’ 나이트 코치가 이승호를 따로 불러 축하해주고 있다.

승리 후의 따뜻한 포옹. 이 맛에 야구한다!이승호는 2연승을 달리며 승수 사냥에 시동이 걸렸다. 3연승을 달린 키움은 1위 NC를 2게임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와 투수가 빠진 상황에서 이뤄낸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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